이제 저도 나름 꽤 많은 봄을 여러 차례 겪어보니
기다리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계절은 곧 시간이고
시간은 곧, 한순간의 일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과정.
그렇기에 저는 생각합니다.
삶이란 예상했던 것 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소개해 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시 그림책.
< 백 살이 되면 >
시 황인찬 그림 서수연
사계절
“ 백 살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 ”
“ 물방울이 풀잎을 구르는 소리
젖은 참새가 몸을 터는 소리
이불 속에서 듣다가
나무가 된다면 좋겠다.”
“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 나무 밑에서
조용히 쉬고 계시면 좋겠다.”
“잘 쉬었어?
오늘은 기분이 어때?
내게 물어보면 좋겠다. ”
“ 그럼 나는 웃으면서
백 년 동안 쉬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
만일 내일이 오지 않은 채 백살까지 쉬다
깊은 휴식에서 깨어난다면
그 끝에 뭐가 있으면 좋을까요.
그림책 속 내용처럼
백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면
너무 뜨거운 여름 햇살이 아닌,
너무 서늘한 가을 햇살도 아닌,
적당히 따스한 봄 날의 햇살이
저를 비추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햇살 속에 비추어지는 나무가 된다면
저 또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그 나무 밑에서 조용히 쉬고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도 해봅니다.
늘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 들고 오셨던 외할머니,
당신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마다
저는 살아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귀를 활짝 열었던 시간들.
외할머니, 엄마, 저 이렇게
3대 모녀가 끊임없이 수다를 피웠던 날들.
나중에 크면 외할머니랑 살꺼라는 저에게
그 말이 한 번 더 듣고 싶어
다시 묻고 물으셨던 할머니.
겨울이면 밍크 코트에 부츠를 신으시고
또각또각 멋쟁이 걸음을 걸으셨던 할머니지만
우리는 모두 시간에 복종해야만 하는 인간이기에
할머니도 죽음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셨지요.
돌아가시기 직전,
사제인 동생에게 고해성사를 보신 후
동생과 함께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셨던 할머니의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은 할머니이지만
아직 할머니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이어져 내려가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번엔 윤슬이 가득한 그림책 장면으로 가봅니다.
저의 20대 초반 청춘의 어느 날,
강원도 인제 어느 계곡.
바나나 보트를 타고
물에 빠지며 다 함께 “와~” 질렀던 우리들의 함성까지.
청춘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날들.
그때의 그 계곡물 위로 반짝였던 윤슬과
하늘에서 쏟아지던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
그 아래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지던
싱그러웠던 나뭇잎들까지..
오래된 기억이지만 생생하게 남아있는 그해 여름.
부드럽지만 거칠었던 오후의 빛 속에서
우리는 모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신나게 놀았지요.
봄을 간절히 기다렸지만
그 시절 우리가 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던 날들. :)
어떤 기억들은 겨우내 잠들었다
계절이 돌아오듯 피었다 지며
다시 되돌아 옵니다.
저에겐 그림책이 계기가 되었듯,
어떤 계기로 인해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것들에게서
아득하고 멀게 느껴지지요.
이처럼 지난 좋은 것들,
그립고 아름다운 것들만 저장한 채
백년 동안 쉬고 일어난 후
잘 쉬었냐고 묻는 이들에게
저는 대답하고 싶습니다.
아주 좋다고,
너무 좋다고,
모든 날들이 좋았고,
모든 순간들이 좋았다고 말이지요.
그런 날들만이 저에게 와 닿기를,
그런 나날들만이 우리에게 머물다 갈 수 있기를
그런 삶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매년 우리는 한 해의 끝에서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만
계절의 곳곳에 숨어있는
제비꽃 같은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어요.
이제 한 해의 시작 점인 씨앗을 뿌리는 봄의 계절,
사랑하며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시간 속에
영영 닿지 못할 줄 알았던 기억을 데려다 준
고마운 그림책.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의
살아갈 백 년의 모든 날들이
“너무나 좋은 날들”로 가득 차길 바라며
글을 마쳐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
“ 당신은 어떤 '쉼' 을 하고 싶으신가요? "
빗속에서 초록에 취해 몽롱한 쉼을 영원히 하고픈
승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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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도 나름 꽤 많은 봄을 여러 차례 겪어보니
기다리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계절은 곧 시간이고
시간은 곧, 한순간의 일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과정.
그렇기에 저는 생각합니다.
삶이란 예상했던 것 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소개해 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시 그림책.
< 백 살이 되면 >
시 황인찬 그림 서수연
사계절
“ 백 살이 되면 좋겠다.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다. ”
“ 물방울이 풀잎을 구르는 소리
젖은 참새가 몸을 터는 소리
이불 속에서 듣다가
나무가 된다면 좋겠다.”
“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 나무 밑에서
조용히 쉬고 계시면 좋겠다.”
“잘 쉬었어?
오늘은 기분이 어때?
내게 물어보면 좋겠다. ”
“ 그럼 나는 웃으면서
백 년 동안 쉬어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 좋겠다. ”
만일 내일이 오지 않은 채 백살까지 쉬다
깊은 휴식에서 깨어난다면
그 끝에 뭐가 있으면 좋을까요.
그림책 속 내용처럼
백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면
너무 뜨거운 여름 햇살이 아닌,
너무 서늘한 가을 햇살도 아닌,
적당히 따스한 봄 날의 햇살이
저를 비추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햇살 속에 비추어지는 나무가 된다면
저 또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그 나무 밑에서 조용히 쉬고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도 해봅니다.
늘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 들고 오셨던 외할머니,
당신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마다
저는 살아보지 못한 세상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귀를 활짝 열었던 시간들.
외할머니, 엄마, 저 이렇게
3대 모녀가 끊임없이 수다를 피웠던 날들.
나중에 크면 외할머니랑 살꺼라는 저에게
그 말이 한 번 더 듣고 싶어
다시 묻고 물으셨던 할머니.
겨울이면 밍크 코트에 부츠를 신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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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시간에 복종해야만 하는 인간이기에
할머니도 죽음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셨지요.
돌아가시기 직전,
사제인 동생에게 고해성사를 보신 후
동생과 함께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셨던 할머니의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은 할머니이지만
아직 할머니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이어져 내려가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번엔 윤슬이 가득한 그림책 장면으로 가봅니다.
저의 20대 초반 청춘의 어느 날,
강원도 인제 어느 계곡.
바나나 보트를 타고
물에 빠지며 다 함께 “와~” 질렀던 우리들의 함성까지.
청춘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날들.
그때의 그 계곡물 위로 반짝였던 윤슬과
하늘에서 쏟아지던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
그 아래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지던
싱그러웠던 나뭇잎들까지..
오래된 기억이지만 생생하게 남아있는 그해 여름.
부드럽지만 거칠었던 오후의 빛 속에서
우리는 모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신나게 놀았지요.
봄을 간절히 기다렸지만
그 시절 우리가 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던 날들. :)
어떤 기억들은 겨우내 잠들었다
계절이 돌아오듯 피었다 지며
다시 되돌아 옵니다.
저에겐 그림책이 계기가 되었듯,
어떤 계기로 인해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것들에게서
아득하고 멀게 느껴지지요.
이처럼 지난 좋은 것들,
그립고 아름다운 것들만 저장한 채
백년 동안 쉬고 일어난 후
잘 쉬었냐고 묻는 이들에게
저는 대답하고 싶습니다.
아주 좋다고,
너무 좋다고,
모든 날들이 좋았고,
모든 순간들이 좋았다고 말이지요.
그런 날들만이 저에게 와 닿기를,
그런 나날들만이 우리에게 머물다 갈 수 있기를
그런 삶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매년 우리는 한 해의 끝에서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만
계절의 곳곳에 숨어있는
제비꽃 같은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어요.
이제 한 해의 시작 점인 씨앗을 뿌리는 봄의 계절,
사랑하며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시간 속에
영영 닿지 못할 줄 알았던 기억을 데려다 준
고마운 그림책.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의
살아갈 백 년의 모든 날들이
“너무나 좋은 날들”로 가득 차길 바라며
글을 마쳐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
“ 당신은 어떤 '쉼' 을 하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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