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회전목마 < 당신은 여기 있어요 >
승연
2024-05-16
조회수 872
4
8
써니2024-05-18 15:14
마침 어제 둘째딸과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25살인 둘째딸 주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친구나 선배들이 많다며 우리 할머니는 너무 일찍 돌아가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할머니가 80세에 돌아가셨다고 말해주니까 그리 일찍은 아니라고.. 자신이 초등학교때 돌아가셔서 일찍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하네요
친정엄마를 생각하며 참 많이 아리고 먹먹해요
고생만 하시다 가셔서...
시골에서 일만 하시다 무릎 아파 절뚝이던 모습은 지금도 눈물나네요
그러다 느닷없이 가신 엄마...
오늘은 그 모습도차도 그립네요
아무튼 저도 딸아이도 엄마가 할머님이 살아계신 분들이 너무 부럽다고 대화를 마쳤어요
할머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25살인 둘째딸 주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친구나 선배들이 많다며 우리 할머니는 너무 일찍 돌아가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할머니가 80세에 돌아가셨다고 말해주니까 그리 일찍은 아니라고.. 자신이 초등학교때 돌아가셔서 일찍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하네요
친정엄마를 생각하며 참 많이 아리고 먹먹해요
고생만 하시다 가셔서...
시골에서 일만 하시다 무릎 아파 절뚝이던 모습은 지금도 눈물나네요
그러다 느닷없이 가신 엄마...
오늘은 그 모습도차도 그립네요
아무튼 저도 딸아이도 엄마가 할머님이 살아계신 분들이 너무 부럽다고 대화를 마쳤어요
승연2024-05-19 07:36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써니님의 친정엄마이신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써니님도 돌아가신 어머님의 모습에 마음 한켠 아리신 듯 합니다 :)
저는 운전 할때, 산책할때 가끔 하늘 한번 꼭 올려다봐요. 잠시 하늘 한번, 구름 한번 바라보며 사라져버린 사람들을 떠올리지요 :) 내 몸에 각인되어 있는 그들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도 해보고 ..
삶은 찰나라고들 하는데 찰나에 불과한 삶이 고통스럽다고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의 관계들이 있기에 우리는 감내하면서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살아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억하는 일! 그러니 써니님도 바쁜 일상 속, 하늘 한번 올려다보시며 친정엄마에 대한 아쉬움, 감사함을 잊지 마시길 바라며..
따님과 나눈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운전 할때, 산책할때 가끔 하늘 한번 꼭 올려다봐요. 잠시 하늘 한번, 구름 한번 바라보며 사라져버린 사람들을 떠올리지요 :) 내 몸에 각인되어 있는 그들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도 해보고 ..
삶은 찰나라고들 하는데 찰나에 불과한 삶이 고통스럽다고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의 관계들이 있기에 우리는 감내하면서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살아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억하는 일! 그러니 써니님도 바쁜 일상 속, 하늘 한번 올려다보시며 친정엄마에 대한 아쉬움, 감사함을 잊지 마시길 바라며..
따님과 나눈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여진2024-05-19 11:45
6여년 전 원인불명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를 119가 살려낸 이후
두어번 더 응급실에서 엄마는 회복 하셨지요.
그 사이 대장암 수술을 받으셨고
지병인 파킨슨을 십년이상 앓고 계시지만 좀 느리긴 해도
아직 일상생활 잘 유지하고 계시고, 잘 드시고, 인지장애 없으시고,
시월에 일본에서 있을 하나 뿐인 손녀 딸 결혼식에도 참석하시겠다고 합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안계실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벌써 엄마가 그립습니다.
50여년 동안 늘 그림자처럼 내게 있던 엄마!
엄마의 엄마 이야기는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지금은 내가 분신이었던 엄마의 딸로서의 무게와
내 분신 인 딸아이의 엄마로서의 무게가 양어깨위에서 내 삶의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더 즐겁고 보람된 무게가 분명히 있지요.
내리내리 흐르는 사랑이라 어쩔수 없는 거라고 합리화 시켜 보지만 그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는 것일테지요.
요즘은, 늘 함께였지만 가벼웠고
늘 함께는 아니었지만 무거웠던
그 사랑의 이름들이 이제는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느낌입니다.
누구의 누가 아닌, 영원한 쏘울메이트인 나 스스로를 돌보고 지켜나가야 하는,
온전한 나를 바라보고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 다가옴에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오늘의 시간도 채워봅니다.
두어번 더 응급실에서 엄마는 회복 하셨지요.
그 사이 대장암 수술을 받으셨고
지병인 파킨슨을 십년이상 앓고 계시지만 좀 느리긴 해도
아직 일상생활 잘 유지하고 계시고, 잘 드시고, 인지장애 없으시고,
시월에 일본에서 있을 하나 뿐인 손녀 딸 결혼식에도 참석하시겠다고 합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안계실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벌써 엄마가 그립습니다.
50여년 동안 늘 그림자처럼 내게 있던 엄마!
엄마의 엄마 이야기는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지금은 내가 분신이었던 엄마의 딸로서의 무게와
내 분신 인 딸아이의 엄마로서의 무게가 양어깨위에서 내 삶의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더 즐겁고 보람된 무게가 분명히 있지요.
내리내리 흐르는 사랑이라 어쩔수 없는 거라고 합리화 시켜 보지만 그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는 것일테지요.
요즘은, 늘 함께였지만 가벼웠고
늘 함께는 아니었지만 무거웠던
그 사랑의 이름들이 이제는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느낌입니다.
누구의 누가 아닌, 영원한 쏘울메이트인 나 스스로를 돌보고 지켜나가야 하는,
온전한 나를 바라보고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 다가옴에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오늘의 시간도 채워봅니다.
승연2024-05-20 10:57
'늘 함께였지만 가벼웠고, 늘 함께는 아니지만 무거웠던' 표현이 너무 적절한 것 같아 와닿습니다 :)
그래서 가족은 가깝지만 멀고 먼 사이 라고들 하지요.
그러니 결국 삶은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며 결국 '혼자' 라고..^^
그동안의 많은 날들을 애써 살아내셨던 나날들에 박수를 쳐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제는 '오롯한 나, 온전한 나' 로써 건강하게 살아가실 한여진 선생님의 반짝일
앞으로의 날들을 마음 깊이 응원해봅니다.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라고 말슴하셨지만
두려움 반도 남은 설레임 반으로 가득채우시길 바라면서..
귀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한 마음 함께 남겨봅니다.
좋은 날돌로 가득하시길..
그래서 가족은 가깝지만 멀고 먼 사이 라고들 하지요.
그러니 결국 삶은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며 결국 '혼자' 라고..^^
그동안의 많은 날들을 애써 살아내셨던 나날들에 박수를 쳐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제는 '오롯한 나, 온전한 나' 로써 건강하게 살아가실 한여진 선생님의 반짝일
앞으로의 날들을 마음 깊이 응원해봅니다.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라고 말슴하셨지만
두려움 반도 남은 설레임 반으로 가득채우시길 바라면서..
귀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한 마음 함께 남겨봅니다.
좋은 날돌로 가득하시길..
이소정2024-05-21 00:37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 나온 책인만큼 그만큼의 세월이 담겨있는 책이라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느껴지네요.
트레이싱지 용지로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얇아 비추어지는 모습들이 마치 내 모습을 비추는 듯한 느낌, 내 모습안에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나의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으로부터의 삶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들에 관해서도 생각나는 책이네요.
트레이싱용지 한 장 한 장 넘겨볼 수 있도록 추천해주신 책을 직접 마주해봐야겠습니다.
그림책레터로 받아들이는 느낌과는 사뭇 또 다를 것만 같네요
트레이싱지 용지로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얇아 비추어지는 모습들이 마치 내 모습을 비추는 듯한 느낌, 내 모습안에 그리운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나의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으로부터의 삶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들에 관해서도 생각나는 책이네요.
트레이싱용지 한 장 한 장 넘겨볼 수 있도록 추천해주신 책을 직접 마주해봐야겠습니다.
그림책레터로 받아들이는 느낌과는 사뭇 또 다를 것만 같네요
승연2024-05-21 23:03
맞아요. 그림이 겹겹으로 비추는 모습이 다른 그림책들과는 사뭇 달라요. ㅎ
직접 보시면 그림의 아름다움과 세밀함에 놀라워 먼저 입을 다물 수가 없을꺼에요.
가격은 다른 그림책에 비해 비싸지만 소장용으로 강력 추천해봅니다 ㅎㅎ
직접 보시면 그림의 아름다움과 세밀함에 놀라워 먼저 입을 다물 수가 없을꺼에요.
가격은 다른 그림책에 비해 비싸지만 소장용으로 강력 추천해봅니다 ㅎㅎ
하얀바다2024-05-24 14:25
저는 7세까지 엄마,아빠와 떨어져 할아버지댁에서 할머니, 삼촌과 함께 살았습니다.
원가족들은 두,세달에 한번씩 저를 보러왔구요.
그러니, 제게 '할머니'는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지요.
할머니는 오래 전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제 안에 살아 계십니다.
밖으로 꺼내지 못한 저의 수 많은 고백과 절망과 소원을 다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분명, 할머니가 주신 사랑과 헌신은 보이지 않는 문신처럼 제 안에, 제 딸 안에 새겨져 있겠지요?
엄마와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시간을 쌓진 못했지만 제가 결혼 한 후에는 우리 사이에도 새롭고 단단한 곡선이 이어지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지요😊
가슴으로 느낀 엄마와 생명을 주신 엄마가 일치하진 않지만 두 분 모두 지금의 저를 이루는 소중한 조각임은 분명합니다.
나의 심장을 만들고, 나의 심장을 뛰게 해준 두 분이 오래도록 내 곁에,내 안에, 머물러 주시니 그 생명력을 바탕으로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야겠다고 되뇌여봅니다.❤️
승연님 자신의 기억이 오롯이 담긴 레터를 읽을 수 있음에, 그 용기와 다정함에, 감사를 전합니다~🩷
원가족들은 두,세달에 한번씩 저를 보러왔구요.
그러니, 제게 '할머니'는 '엄마'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지요.
할머니는 오래 전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제 안에 살아 계십니다.
밖으로 꺼내지 못한 저의 수 많은 고백과 절망과 소원을 다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분명, 할머니가 주신 사랑과 헌신은 보이지 않는 문신처럼 제 안에, 제 딸 안에 새겨져 있겠지요?
엄마와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시간을 쌓진 못했지만 제가 결혼 한 후에는 우리 사이에도 새롭고 단단한 곡선이 이어지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지요😊
가슴으로 느낀 엄마와 생명을 주신 엄마가 일치하진 않지만 두 분 모두 지금의 저를 이루는 소중한 조각임은 분명합니다.
나의 심장을 만들고, 나의 심장을 뛰게 해준 두 분이 오래도록 내 곁에,내 안에, 머물러 주시니 그 생명력을 바탕으로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야겠다고 되뇌여봅니다.❤️
승연님 자신의 기억이 오롯이 담긴 레터를 읽을 수 있음에, 그 용기와 다정함에, 감사를 전합니다~🩷
승연2024-05-26 23:13
새롭고 단단한 곡선 이라는 표현이 많이 와 닿아요.
가슴으로 느낀 엄마와 생명을 주신 엄마가 일치 하지 않는다고 하셨으나
할머니와 친정엄마이기에 모두 내리내리 하얀바다님께 흐른 사랑..
그러니 일치 한다고 저는 보여지는 걸요~^^
늦은 밤, 이 시간 타닥타닥 비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노트북 두드리는 소리가 비 오는 소리와 겹쳐
하얀 바다님의 글이 노랫소리처럼 들리네요.
저도 또한 하얀바다님을 비롯한 자신을 내어주시는 분들의 댓글의 다정함에 감사드리며~
좋은 날들로 가득하시길..
가슴으로 느낀 엄마와 생명을 주신 엄마가 일치 하지 않는다고 하셨으나
할머니와 친정엄마이기에 모두 내리내리 하얀바다님께 흐른 사랑..
그러니 일치 한다고 저는 보여지는 걸요~^^
늦은 밤, 이 시간 타닥타닥 비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노트북 두드리는 소리가 비 오는 소리와 겹쳐
하얀 바다님의 글이 노랫소리처럼 들리네요.
저도 또한 하얀바다님을 비롯한 자신을 내어주시는 분들의 댓글의 다정함에 감사드리며~
좋은 날들로 가득하시길..
오늘은 시공간을 넘어 세대를 이어주는
따끈한 신간 그림책
< 당신은 여기 있어요 >
글 라에티티아 부르제 그림 요안나 콘세이요
비룡소 를 소개합니다.
이 그림책은 트레이싱지에
할머니, 엄마 그리고 작가 이렇게 3세대를 거친
겹겹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책으로 출판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
내용도 세대를 이어주는 내용이기에
세월을 쌓아 올려 만든 그림책과 내용이
너무나도 잘 어우러지는 듯 해요.
아주 얇은 트레이싱지 위에
수놓듯 그려진 섬세한 그림에 시선을 뺏기고
함축적이면서 은유적인 문장들은 가슴을 울리는 책.
“당신은 여기 있어요.
당신은 정말로 여기 있어요.
더 이상 당신이 여기 없던 때부터.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때로는 바로 옆에 있었고
그리고 마침내, 나는 당신과 함께 여기 있어요.
자주, 거의 모든 순간에요.”
나와 나의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 이야기.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때로는 바로 옆에 있는 당신이라니..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아 함께 하지 못하는
나의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친정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던 그 해 겨울,
외할머니도 돌아가셨어요.
한 해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두 분이
한꺼번에 돌아가셨기에 그 해는
깊은 슬픔 속 에서 허우적거렸지요.
늘 세련된 멋쟁이로 흐트러짐 없으셨던 외할머니는
어린 시절의 저와 동생들에겐 늘 자랑스러움이었고
든든함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제가 살아보지 못한
근 100년 전의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 것은
늘 할머니였어요.
외동딸로 키워졌던 외할머니는
구두를 신고 원피스를 입으며 공주처럼 자라셨다고,
하인을 부렸고
비단옷을 입으셨고
먹을 것이 수레에 철철이 넘쳐났다고도 하셨지요. 😅
그렇게 할머니에게서 엄마로
엄마에게서 저에게로 옮겨지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틈을 서서히 벌리기도 했지만
벌어진 틈이 서서히 메꿔지기도 하며,
화해의 발판이 되기도 했지만
영영 메꾸지 못한 서사들도 있었답니다.
할머니와 손녀는 무조건 내리 사랑이겠지만
딸인 친정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는
상처와 사랑을 수없이 반복 해가며
써 내려갔겠지요.
정정하셨던 외할머니는 넘어지시면서
몇 번의 골절 수술을 받으셨고
그렇게 죽음의 그늘이 할머니를 찾아왔어요.
저에게 할머니의 죽음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할머니가 빠르게 늙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근육이 빠져나가 힘이 없던 무릎,
골다공증으로 인해 걷기 힘들어하셨던 모습..
흐트러짐 없이 까맣던 머리는
새하얀 백발이 되었고,
늘어가는 깊고 짙은 주름은
죽음이 할머니 곁을 배회하고 있음을
죽음이 할머니를 협박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지요.
언젠가 글에도 썼지만
돌아가시기 전 사제인 동생에게 고해성사를 받으시고
눈물로 범벅이 되셨던 할머니와 동생의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죽음을 앞에 두고
어떤 말씀을 하셨을까..
맑고 푸르렀던 할머니의 지나간 계절을,
거대한 태풍과 같은 삶에서
잘 살아남았음에 감사함을
이야기 하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언제나 난 당신을 전해요.
당신을 여럿 만들고 당신을 먹어요.
당신을 소화하고 당신을 잊어요.
그러고는 당신을 다시 발견해요.
갑작스런 순간에요.
아, 그래요. 나는 당신과 함께 여기 있어요.
당신은 우리들 사이에 영원히. ”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 같은 시간이
지금도 흘러내립니다.
제 삶 안에는 친정 엄마의 삶 뿐 아니라
외할머니의 삶이 저에게 각인되어
살아남아 있겠지요.
그러니 세상엔 계시지 않아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
손주들인 저와 제 동생들은 그림책 내용처럼
돌아가신 할머니를,
돌아가신 아빠를,
때로는 기억하고, 때로는 소화하며,
바쁘게 살아가다 잊기도 하겠지만
다시 발견하기도 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순간에 말이지요.
여전히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함께 계시진 않지만
영원히 우리들 사이에 함께 살아가고 계심을...
외할머니가 엄마에게로,
엄마가 저에게로,
저는 아들 에게로
그렇게 흐르는 내리 사랑을 증명하듯
얼마 전 어버이날,
엄마 아빠에게는 달랑 커피 쿠폰을 보내준 아들이
할머니에게는 비싼 소고기 쿠폰을 쐈더군요. 😂
할머니의 사랑을 잘 알고 있기에 ㅎ
이처럼 삶은 반복되나 봅니다.
때가 되면 저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끝을 맺게 되겠지요.
하지만 계속을 알려주는
시간의 회전목마처럼 되풀이되고 되풀이되어
계속 될 것입니다.
정신없이 사느라
하루하루의 시간에만 주목하게 되는 요즈음,
가끔 이렇게 길고 긴 세월의 흐름도
낡은 사진첩처럼 들춰봐야겠습니다.
생의 시간을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
“ 여러분 곁에도
영원히 함께 살아가고 계신 분이
있으신가요?
그 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증조 할머니, 할머니,그리고
엄마를 거쳐 내게 도착한 이야기.
그렇게 나에게로 삶이 전해지듯
지금의 나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과거의 무수한 내가 모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듯
지금의 나 또한 과거의 수많은 나를
만나러 갈 수 있을까. ”
- 최은영 < 밝은 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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