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 < 모자의 숲 >

승연
2025-01-31
조회수 170

글그림 김승연 / 텍스트컨텍스트

 

작가 이름이 저와 같아 반가운 마음,

게다가 파스텔로 색을 겹쳐 올린 따스한 그림이

제 마음에 쏙 드는 그림책이에요. 

하루하루 평범한,

매일 똑같은 날을 꾸역꾸역 살던 한 여자.

여자는 그저 그런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는 어른이에요.

 

어느 날,

여자의 동네에 멋진 모자 가게가 문을 엽니다.

운명에 이끌리듯 들어가게 된 모자 가게에서

투박하고 볼품없는 모자에 큰 지출을 하게 되어 후회하죠.

 

하지만 새로 산 모자를 쓴 뒤 여자는

잊고 살았던 어린 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날’이 

그녀에게 너무나 생생히 떠올랐어요. 

아주 잘게 부서져 이젠 사라진 줄만 알았던 기억의 조각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으로 낯익은 한 소녀가 찾아옵니다.

 

모자를 쓰자 사라진 줄 알았던 기억과 함께 다가온 

낯익은 소녀.

여자가 쓴 모자는 어린 시절 마주한 환상의 세계로 들어간

 ‘성장의 문’ 이었던 게 아닐까요. 

그 소녀는 어른이 된 여자와 대화를 해요.


”오! 근사한 모자를 썼네요.“

”고마워.“

”저도 그런 멋진 모자를 찾고 있어요.“

”그래. 꼭 찾았으면 좋겠구나.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돌아가렴.“

”안 돼요. 그럴 순 없어요.“

”제가 집에 가 있는 동안 

운명의 모자가 나타나면 어떡해요?

그 사이 누가 모자를 가져가 버리면

운명의 모자를 영영 찾을 수 없잖아요.“

 

” 네가 쓰고 있는 모자도 정말 근사한데?“

”정말요 ? 이 모자는 우리 엄마가 만들어 준 거예요.“

그러고 보니 소녀는 한 번도

이 모자를 근사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다들 예상하셨나요?

모자를 쓰면서 소녀와 여자가 만난 환상의 세계는

여자가 ‘어린 시절의 나와 조우 할 수 있었던 공간’ 

 

어쩌면 모자를 구입하는데 쓴 큰 지출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 이지 않을까

제 마음대로 정의 내려 봅니다. :)

 

그렇게 만난 어린 시절의 소녀는

자신이 쓰고 있는 모자가 참 괜찮은지 모른 채

더욱 근사한 모자를 찾고 있었어요.

그것은 어쩌면 ‘ 열등감’ 일 수 있겠습니다.

여자는 그렇게 어린 시절의 자기와 조우하며

많은 대화를 통해 내면을 성찰 하는 것.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면,

자기 평가를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사느라 바쁘기만 하다면

힘겨움이 날아들 때 우린 견뎌내기 힘들 수 있어요.

 

그렇기에 때로는

깊이 그리고 더 깊이 자기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생각합니다.

 

살면서 꼭 겪고 가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도 없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겪어야 할 일이 있다면

더 치열하게 겪으며 흔들려야겠구나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갈대 같이 흔들려 중심을 잘 못 잡는 듯한 제 모습이

한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겪고 가야 하는 것이라면

더 치열하게, 

뿌리까지 크게 한번 흔들려보자!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

 

그래야 그 고통의 결과가 나의 것이 되는 것 일 테니까요.

그리고 그 누구도 제 인생을 대신해 줄 수 없으니까요.

또한 그 모든 노력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새롭게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저도 그동안 소녀와 같이 

이미 좋은 모자를 쓰고 있었음에도

더 좋은 모자, 더 아름다운 운명의 모자를 찾아 

헤매고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내가 쓰고 있는 모자,

나를 거쳐간 수없이 많은 모자들을

열등감으로 받아들인 채 말이죠.

 

하지만...

온전히 제 자신을 수용해 봅니다.

떨쳐버리지 못한 저 깊은 곳 나의 열등감을..

사라지지 않는 불안을...

뭐 어떠냐고..

못난 나도 나 임을..

 

어제의 내가 실수한 것도 ‘나’ 이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도 ‘나’ 이고..

어찌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의 ‘나’ 만 

사랑 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모래 성과 같겠죠.

 

그러니 때로는 그저 나의 경계를 희미하게 두어

있는 그대로, 부족한 그대로, 못난 그대로

‘나’ 라는 존재를

너무 촘촘하게 두지 않고 수용해야겠다 다짐하며

편안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저에게 한 가지 희망 사항이 있다면

잊고 싶은 쓸쓸한 기억까지 덤덤히 받아들일 줄 아는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것이 불혹이 넘은

저의 장래 희망쯤 되겠다고 말씀드려봅니다. :) 

 

얼마 전,  초등 5학년이 되는 조카가 물었어요.

”고모! 

고모는 어린 시절의 고모가 

지금의 고모를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해줄 것 같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이 질문을 받고 순간, 울컥! 😭


저는 답했어요.

”어린 시절의 고모가 지금 마흔이 넘은 고모를 만나면 

이만하면 그래도 잘 살았다 그럴 것 같아.

하지만 한 살이라도 더 어렸을 때 여행 더 많이 다니고,

더더더 많이 놀러 다녀.

승연이 너, 원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라고 말 할 거야.“

 

오늘은 여러분께 이 질문을 드립니다.


” 어린 시절의 당신이 지금의 당신을 만난다면

어떤 얘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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